한문 5강

조회 수 3466 추천 수 0 2010.03.14 18:47:27
한문 제5강: 문장의 도치




문장에는 일정한 순서가 있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문장의 순서를 바꾸기도 한다.

문장을 도치(倒置)시키는 목적은

도치되는 부분을 강조하기 위한 것이다.



우리 말에서도 <산하가 아름답다>를  강조하기 위하여

<아름답다! 산하가>로 하는 경우와 같다.

한문으로 표기해보면< 山  河  美  哉  >가

< 美  哉 山  河 >로 됨과 같은 것이다.


한가지 예를 더 들어보면

< () () () () , 非禮勿視 (비례물시) >를  < () () () () , () () () () >

(보지 말아라, 예가 아니면, 

듣지 말아라, 예가 아닐 것 같으면)으로

바꾸면 강조가 더욱 두드러진다.


*여기서 勿(물)은 부정을 나타내는 부정사이다 .

勿이외에도 

不(안된다), 弗(못한다), 非(아니다), 莫(없다),

無(없다),毋(무:없다),未(아니다)등이 흔히 쓰인다.



일반적으로 주어와 서술어가 도치된 경우에는

서술어가 강조되며,

서술어와 목적어, 보어를 도치시키는 경우에는

각각 목적어, 보어가 강조된다.

즉 도치된 문장에서는 앞에 나오는 것이 강조되는 것이다.



1. 주어와 술어의 도치


開  乎  花    (피었느냐 꽃이여!)

원래 주어와 술어는 < 花  開  乎 :꽃이 피었구나 >이다.

() 를 강조하기 위하여 도치한 것이다.


賢 哉 回 也 (현재회야: 현명하도다, 안회여~)


 *여기서 回는 顔回를 말한다.

공자의 제자로서 학식과 덕망이

공자에 버금가는 인물로 공자가 끔찍이 아꼈다.

공자 다음의 성인이라 하여 아성(亞聖)이라고도 한다.


넉넉치 못한 생활로 어렵게 살다가 일찍 죽어

공자가 매우 안타까워 했다.

(哀哉人之死:애재인지사:슬프도다, 사람의 죽음이여~)


*졸자가 쉬운 한자어에도 한글토를 다는 것은

단지 독자들의 편의를 위한 것임을

실력이 있는 분들은 양해하시기를 바란다.



2.주어와 목적어의 도치


此  汝  知  乎 (차여지호)

< 汝 知  此 乎  > (이것을 네가 아느냐?>


*여기서 <汝>는

영어의 2인칭인 와 같은 것이다.

2인칭에 해당하는 글자로는

< () , () , () , () , () , () , () ,> 등이 있다.


나를 나타내는 1인칭에 해당하는 글자로는

< () , () , () , () , () >등이 있다.

() 는 겸손한 표현으로 우리말로 “제가”에 해당한다.

拙者 (졸자) ’대신에 ‘ 愚者 (우자) ’로 써도 무방하다.



3.주어와 보어의 도치


於 水 氷 生  以  寒  於  水  (어수빙생 한어수)

< 氷 生 於 水  以  寒  於 水  >

(물에서 얼음이 생겼지만 물보다 차다)


* 이 문장을 보고

< 靑出於藍 (청출어람)    靑於藍 (청어람) >이 생각나면

공부가 익어가는 형국이다.



4.목적어와 보어의 도치


先  生  稱  才  子  金  君  

< 先  生  稱  金 君  才  子  >

(선생이 재주있는 사람은 김군이라고 말했다.



5.술어와 목적어의 도치


山  水  周  覽  乎 (산수주람호) ,

< 周 覽  乎  山 水  >

(산수를 두루 보았는가?)



6.술어와 보어의 도치



景  致  深  山  在 (경치심산재)

< 景  致  在  深 山  >

(경치는 깊은 산에 있다)



* 한문 해석방법


글자의 순서에 따라 해석하는 것이 원칙이다.

순서대로 해석하지 않으면

자칫 주어와 동사를 놓치게 되는 경우가 발생한다.


가령 “日出於東山”은

“동산에서 해가 떴다”로 해석하기보다는

“해가 동산에서 떴다”로 해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예를 하나 더 들면

“月白雪白天地白 山深水深客愁深” 도

그냥 쓰여진 글자 순으로 새기면 족하다.

“달도 희고 눈도 희고 천지도 희다.

산도 깊고 물도 깊고 나그네 수심도 깊다.”

그러나 옛날 어떤 현자(賢者)가

제자들에게 써준 “人人人人人人”은

글자순서가 없어 해석하기 곤란 할 것이다.

풀이 하되

“사람이 사람이라고 다 사람이냐,

사람이 사람다워야 사람이지”.

이처럼 한문은 같은 글자 가지고도

다양하게  해석되는 것이다.


제나라 경공이 공자에게 정치를 물었을 때,

공자는 “君君臣臣父父子子”라고 대답했다.

논어에 “齊景公問政於公子,

公子對曰 君君臣臣父父子子”라는 말이 나온다.


자~ 문제는 “君君臣臣父父子子”이다.

이것을 “임금은 임금, 신하는 신하, 아버지는 아버지,

아들은 아들”이라고 해석하면 의미가 없다.


풀어서 해석하는 지혜를 가져야한다.

“임금은 임금다워야 하고,

신하는 신하다워야 하며 ,

아버지는 아버지다워야하며,

자식은 자식 다워야 한다”고 해석해야 할 것이다.


사흘전(2010.3.11) ‘법정’스님이 入寂하셨다.

스님이 스님답게 사시다가 가셨기 때문에

모든 사람들이 애도하는 것이다. 

눈이 내린 뒤에야 송백의 지조를 알 수 있고,

어려운 일을 당해 봐야

누가 장부인지를 알 수 있다

(雪後始知松栢操,事難方見丈夫心).

  

마음을 의지했던 큰 스승들의

떠난 자리가 너무나 크다. (2010.3.14) 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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